일상은 비슷하게 흘러갔다. 나는 그리던 그림을 완성했고, 그 그림은 대회에 입상했다. 매일같이 미술실을 드나들던 걔는 3일 정도 안보이더니, 경기에서 이기고 왔다. 나를 보자마자 웃어 보이며 자랑하는 모습이 썩 괜찮아서 나도 똑같이 웃어주었다. 지나가는 말로 딸기 스무디 밖에 안마시냐고 했더니 오늘은 내 몫으로 요거트 스무디를 사온 그는 여전히 딸기 스무디...
주말에는 할 일이 없었다. 나는 물론이고 내 친구들 모두 집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했다.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특히 더. 차라리 시원하게 비라도 내리면 참 좋을 것을, 날씨는 얄궂게도 습기만 가득 머금고 풀어주지를 않았다. 에어컨 리모컨을 들어 에어컨을 틀고 온도를 조금 조절했다. 집에서는 에어컨을 틀고 싶지 않았는데, 날씨가 날씨이다 보니 어쩔 수...
여름 방학, 그 중에서도 유난히 해가 뜨거웠던 날이었다. 나는 방학 중에도 종종 학교에 나와 그림을 그리곤 하였기에 그 날도 이젤 앞에 앉아있었다. 꾸덕한 물감의 냄새가 온 교실 안을 맴돌았다. 냉방이 원활하지 않은 낡은 교사의 미술실은 언제나 콤콤한 먼지 냄새가 났다. 나는 빳빳한 붓으로 물감을 뒤섞었다. 나는 좋아하는 색이 아주 많았는데, 파란색도 그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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